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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공기 속 숨은 독성, 새 집·리모델링 후 꼭 관리해야 할 생활 화학물질과 현실적인 예방법

by MNA 에디터 2025. 12. 6.

목차

    집 안 생활 화학 물질 관련 이미지

    새 집 입주나 리모델링은 누구에게나 설레는 일입니다. 깨끗한 벽지, 반짝이는 바닥, 새 가구와 싱크대까지 모두 새것으로 채워진 공간에 들어가면 기분이 좋아지죠. 그런데 막상 며칠만 지내보면 눈이 시리거나, 머리가 묵직하고, 애들이 기침을 자주 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새 집 냄새니까 원래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지만, 이 냄새의 정체는 대부분 페인트, 접착제, 합판, 바닥재, 가구에서 나오는 생활화학물질입니다. 즉, 우리가 숨 쉴 때마다 아주 적은 양씩 몸에 들어오는 공기 속 독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겁부터 낼 필요는 없습니다. 완전히 피할 수는 없어도, 어떤 제품에서 어떤 물질이 나오는지, 집 구조와 생활 습관으로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를 알면 위험을 많이 낮출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새 집·리모델링 직후 실내 공기 속에 숨어 있는 대표적인 생활화학물질을 쉽게 정리하고, 환기·청소·제품 선택·생활 루틴으로 노출을 최소화하는 현실적인 방법들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전문 지식이 없어도 당장 오늘 저녁부터 바꿀 수 있는 것들”을 중심으로 정리했으니, 내 집 공기를 조금 더 안심할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마음으로 천천히 따라와 주세요.

    새 집 냄새의 정체: 어디에서 어떤 생활화학물질이 나올까?

    새 집이나 리모델링 직후 집에 들어가면 특유의 냄새가 반깁니다. 사람에 따라 “새집 냄새라 좋아”라고 느끼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머리가 아프고 속이 메스껍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이 냄새는 대부분 건축 자재와 마감재, 접착제, 페인트, 실리콘, 가구에서 나오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과 포름알데히드 같은 물질이 섞인 것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고, 냄새도 시간이 지나면 둔감해지기 때문에 “이제 괜찮아졌겠지”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몇 달에서 몇 년까지도 낮은 농도로 계속 방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장 먼저 살펴볼 곳은 바닥과 벽입니다. 장판이나 마루, 벽지 뒤에 들어가는 접착제, 퍼티, 도배풀, 페인트 등에 다양한 유기용제가 사용됩니다. 공사가 끝난 직후가 방출량이 가장 높고,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지만, 통풍이 좋지 않은 구조라면 실내 공기 중 농도가 오래 유지될 수 있습니다. 특히 빌트인 가구가 많은 집이나, 시스템장이 벽 한 면을 가득 채운 집은 가구 내부 마감재에서 나오는 냄새가 실내로 서서히 나오는 경우가 잦습니다.

     

    가구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원목이 아니라 MDF, 파티클보드 같은 합판 계열은 제작 과정에서 포름알데히드계 접착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새 책상, 옷장, 침대 프레임에서 나는 자극적인 냄새가 바로 이 때문인 경우가 많죠. 침실처럼 오래 머무는 공간에 이런 가구가 밀집해 있다면, 수면 시간 내내 해당 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새 매트리스에서 나는 독특한 냄새도 폼 재질, 난연 처리제, 접착제에서 나오는 휘발성 물질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욕실과 주방 쪽으로 시선을 옮겨보면, 실리콘 코킹제, 방수재, 접착제 등에서 나오는 냄새가 있습니다. 특히 화장실의 실리콘 마감 부위 근처에서 톡 쏘는 듯한 냄새가 나는 경우, 환기가 잘 안 되면 그 냄새가 집 전체로 은근히 퍼질 수 있습니다. 주방은 인덕션, 가스레인지, 후드 등에서 나오는 연소 부산물과 함께, 새 싱크대, 상판, 하부장, 타일 접착제에서 나오는 물질이 더해지며 공기질에 영향을 줍니다.

     

    여기에 우리가 새 집에 맞춰 들이는 각종 생활용품까지 더해집니다. 새 커튼, 카펫, 러그, 쿠션, 소파, 향초, 디퓨저, 섬유향수, 방향제… 집을 예쁘게 꾸밀수록, 아이러니하게도 공기 속에 떠다니는 화학물질의 종류는 더 다양해집니다. 특히 향기가 강한 제품은 대개 여러 종류의 향료와 용제가 섞여 있고, ‘은은한 향’이 오래 유지될수록 공기 중에 머무는 시간도 길어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런 물질들이 “지금 당장 병을 일으킨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러나 알레르기나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 아이, 임산부,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집이라면 가능하다면 노출을 줄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그 방법은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습니다. 집 구조와 제품 특성, 환기 패턴, 청소 습관만 조금 조정해도, “같은 집인데도 공기가 훨씬 다르게 느껴지는” 수준까지 바꿀 수 있습니다.

     

    새 집·리모델링 후 실내 독성 줄이는 현실적인 관리 전략

    첫 번째 전략은, 공사 직후부터 “시간+환기”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입니다. 가능하다면 입주 전에 최소 며칠에서 몇 주 정도는 창문을 활짝 열고, 출입문까지 맞통풍이 되도록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중요한 포인트는, “조금씩 자주”보다 “길게 한 번”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공기가 정체되지 않도록 하루에도 여러 번, 10~20분씩 강하게 바람이 통하게 해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특히 낮 시간대 온도가 높을수록 휘발이 더 잘 일어나기 때문에, 이런 시간을 노려서 환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새 가구와 매트리스는 “바로 포장 뜯고 바로 사용”이 아니라, 숨을 좀 쉬게 해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옷장이나 수납장은 포장을 뜯은 뒤, 안쪽 문을 모두 열어두고, 근처에 서큘레이터를 두어 바깥공기로 향이 빠져나가도록 도와주세요. 매트리스는 낮 동안 벽에 세워두고, 양쪽 면이 번갈아가며 공기와 닿도록 두면 냄새가 훨씬 빨리 빠져나갑니다. 이때 침구를 바로 덮기보다, 최소 며칠은 매트리스만 두고 환기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새 집을 꾸밀 때 “향기 나는 제품”의 개수를 의식적으로 줄여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디퓨저, 향초, 방향제, 섬유향수, 화장실 스프레이를 한 집 안에 동시에 여러 개 두면, 집 전체가 향료와 휘발성 성분으로 채워집니다. 냄새가 좋다고 해서 건강에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꼭 쓰고 싶다면, 집 전체를 향으로 채우기보다 원하는 공간 1~2곳에만 사용하고, 사용 시간이 길어지지 않도록 조절해 주세요. 욕실·현관 같은 제한된 공간에만 사용하는 식으로 ‘구역 제한’을 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넷째, 청소 루틴을 ‘먼지+섬유 관리’ 중심으로 다시 짜보는 것이 좋습니다. 공기 중에 떠다니던 물질은 결국 바닥·가구·패브릭 위에 내려앉습니다. 집안을 자주 환기해도 바닥 먼지가 그대로라면, 우리가 걸어 다닐 때마다 다시 공기 중으로 날려 올라가게 됩니다. 특히 카펫, 러그, 패브릭 소파, 두꺼운 커튼은 각종 먼지와 물질이 오래 머무르기 쉬운 환경입니다. 주 1~2회 정도는 청소기와 물걸레질을 병행하고, 커튼과 침구는 계절마다 혹은 생활 패턴에 맞춰 정기적으로 세탁해 주세요. 먼지를 털어낼 때는 창문을 열고 털어야 공기가 탁해지지 않습니다.

     

    다섯째, 생활화학제품을 고를 때 “완벽한 성분 이해”가 아니라 “피하고 싶은 키워드 몇 가지”만 기억해 두는 것도 현실적인 전략입니다. 예를 들어, 페인트나 접착제를 고를 때는 ‘저 VOC’나 ‘친환경 인증’ 표기를 확인해 보는 것, 세제·세정제를 고를 때는 지나치게 강한 향, 불필요하게 화려한 향기 마케팅이 붙은 제품은 한 번 더 고민해 보는 식입니다. 이해하지 못한 용어가 많더라도, 최소한 “향이 너무 강하지 않은 제품”, “용도에 맞는 최소한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노출량은 상당히 줄어듭니다.

     

    여섯째, 많은 사람들이 놓치는 부분이 바로 “혼합 사용 금지”입니다. 락스와 산성 세제(곰팡이 제거제, 변기 세정제 등)를 같은 공간에서 동시에 쓰거나, 한 번에 여러 제품을 섞어 쓰면 유해 가스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욕실 청소를 할 때는 한 번에 하나의 제품만 사용하고, 사용 후에는 충분히 물로 헹군 뒤, 창문과 환풍기를 통해 공기를 빼주는 것이 기본입니다. 냄새가 너무 강하게 느껴진다면, 그날은 청소 시간을 줄이거나, 마스크·장갑을 보강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공기청정기를 이미 사용하고 있다면 “믿고 끝”이 아니라, 필터 관리와 사용 위치를 점검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공기청정기는 실내 공기의 일부를 통과시켜 정화하는 장치이기 때문에, 필터가 제 역할을 못 하면 의미가 없습니다. 필터 교체 주기를 지키고, 가능하면 침실처럼 오래 머무는 공간에 우선 배치해 주세요. 다만 공기청정기는 어디까지나 ‘보조 수단’ 일뿐, 환기와 생활습관을 대신해 줄 수는 없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좋습니다.

     

    완벽하게 피하기보다 ‘덜 노출되는 집’ 만들기: 우선순위와 루틴 정리

    환경·생활 독성 이야기를 듣다 보면 마음이 불편해질 때가 있습니다. “도대체 안전한 게 뭐야?”, “이렇게 따지면 살 수가 없잖아”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실제로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에서 화학물질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중요한 것은 ‘제로’가 아니라 ‘노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조금씩 움직이고 있는지’입니다. 새 집·리모델링 후 실내 공기 관리 역시 같은 맥락에서 바라보는 것이 좋습니다. 불안에 빠지기보다,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행동 몇 가지를 정리하고, 그걸 꾸준히 반복하는 쪽이 훨씬 현실적입니다.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우선순위 정하기”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1순위는 침실과 아이 방처럼 오래 머무는 공간, 2순위는 주방처럼 자주 드나들며 음식과 관련되는 공간, 3순위는 욕실·현관 등 체류 시간은 짧지만 공기가 답답해지기 쉬운 곳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각 공간마다 “환기·제품·청소” 세 가지 축에서 한 가지씩만 실천 목표를 정해 보세요. 침실은 매일 아침 10분 창문 열고 환기하기, 강한 향이 나는 패브릭 제품 줄이기, 일주일에 한 번 침구 털고 물걸레질하기 같은 식으로요. 이렇게 쪼개면 막연한 ‘실내 독성’이 구체적인 행동 목록으로 바뀝니다.

     

    둘째, 집 안에 들이는 물건의 수를 한 번쯤 돌아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새 집에 입주하면 이것저것 채우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하지만, 물건이 늘어날수록 관리해야 할 표면과 먼지, 소재가 많아진다는 점도 함께 따라옵니다. 굳이 필요하지 않은 장식용 쿠션, 향 제품, 패브릭, 카펫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공기질은 한층 나아질 수 있습니다. ‘예쁜 것’보다 ‘자주 닿고, 오래 함께 있는 것’부터 안전하게 고르는 방향으로 생각을 바꿔보면 선택이 조금 쉬워집니다.

     

    셋째, 가족·동거인과 함께 “우리 집 공기 약속”을 가볍게 정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집 안에서는 향이 강한 스프레이를 뿌리지 않기, 청소할 때 문을 꼭 열어두기, 새 가구나 대형 제품을 들일 때는 먼저 냄새를 확인하고 환기 기간을 확보하기 같은 규칙들입니다. 혼자만 신경 쓰면 지치기 쉬운데, 함께 합의된 규칙이 있으면 서로가 “오늘 환기했어?” 한 마디씩 건네며 자연스럽게 실천을 상기시켜 줄 수 있습니다.

     

    넷째, 정보에 접근하는 태도도 중요합니다. 인터넷에는 생활화학물질에 대한 기사와 영상, 짧은 SNS 콘텐츠가 넘쳐납니다. 자극적인 제목이나 공포를 자극하는 표현은 클릭을 부르지만, 우리가 실제로 취할 수 있는 행동까지 잘 정리해 주지는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보를 접할 때마다 “그래서, 내가 오늘 당장 할 수 있는 건 뭔가?”를 함께 떠올려 보세요. 그 답이 없다면, 그 정보는 불안을 키울 뿐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않는 것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작은 행동이라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자료라면 그 방향으로 한 걸음만 움직여 보는 것이 좋습니다.

     

    다섯째, 집 공기를 지키는 일은 단기간 프로젝트가 아니라, 생활 습관에 가까운 일입니다. 입주 초기에만 환기를 열심히 하고, 몇 달 지나면 까먹어버리기 쉽습니다. 그래서 ‘큰 마음먹고 하는 환기’보다 ‘습관처럼 따라오는 환기’를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면 자동으로 창문을 여는 루틴을 만들거나, 퇴근 후 TV를 켜기 전 10분 동안 창문을 열어두는 식으로요. 특정 행동과 묶어두면 자연스럽게 몸에 배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을 너무 몰아붙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미 집을 꾸며놓고 나서 이런 정보를 알게 되면, “내 선택이 다 잘못된 건가?” 하는 자책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각자의 상황과 예산, 정보 수준 안에서 최선을 선택해 왔을 뿐입니다. 앞으로는 조금 더 환기를 자주 하고, 새로 사는 제품은 성분과 라벨을 한 번 더 들여다보고, 향을 줄이는 쪽으로만 방향을 바꿔도 충분히 의미 있습니다. 완벽한 집을 목표로 하기보다, “어제보다 오늘 우리 집 공기가 조금 더 편안해졌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마음으로 접근해 보세요. 환경·생활 독성 관리는 결국 우리 일상의 ‘설계 방식’을 조금씩 조정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방향만 맞게 잡고 간다면, 새 집의 설렘과 내 몸의 편안함을 함께 지키는 집을 충분히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